
1.오늘의집 집들이가 바꾼, 우리의 집… 사는(buy) 공간에서 사는(live) 공간으로 변화
오늘의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온라인 집들이는 어떻게 한국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 사회에 등장한 새로운 커뮤니티, 새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의 변화를 짚어 봅니다.
세번째 스토리
처음부터 모든 사람이 공간을 자신답게 꾸밀 수는 없습니다. 지금도 인테리어 전문가에게 집을 맡기는 게 훨씬 좋은 사람도 있고, 원하는 걸 구상만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집들이의 등장은 평범한 이웃의 집을 들여다 보며,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고 영감(inspiration)을 받는 길을 열었습니다. 끊임없이 누군가의 집들이에 초대받으며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되고, 좋아하는 집꾸미기를 통해 내 자신의 만족을 높여 내 공간의 주인이 되는 길이 열린겁니다.
오늘의집 집들이를 오래 봐오셨거나, 직접 집들이를 해보신 수많은 유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온라인 집들이가 그들의 삶을 바꾼 경우가 많아요. 작게는 퇴근 후 삶이 행복해지는 것부터, 크게는 온라인 집들이를 터닝포인으로 삶이 바뀌고, 직업이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많은 분들이 집들이를 계기로 공간을 바꾸고 인생을 바꾼 거죠. 오늘의집의 유저 두 분 ‘숨한모금님’과 ‘꾸미기보다 가꾸는삶’님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 볼까요.
“연년생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정말 숨이 탁 막혔어요”
간호사로 일하던 남기연님(숨한모금님)은 결혼 후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면서 우울감을 겪었다. 아이들이 사랑스러웠지만 일을 그만두고 집안에서 육아에만 전념하면서 알 수 없는 우울한 감정이 생겼다고 했다. 숨 쉴 틈이 필요해 당시 하루 종일 머물던 집에 있는 가구와 소품을 하나 둘 바꿔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핸드폰으로 한장씩 사진찍고 기록했다. 당시 쓰던 블로그의 필명이 지금도 사용하는 ‘숨한모금’이었다.
“2016년 2017년쯤이었어요. 그때는 집을 조금씩 꾸미고 가꾸는 일이 낙이었죠. 자연스럽게 오늘의집을 알게 됐고 매일 매일 오늘의집에 들어가 다른 사람의 온라인 집들이를 보고는 했어요”
당시 온라인 집들이는 그녀의 삶에서 산소였다. 나무가 싱그럽기 위해 필요한 한모금의 산소 같은 역할을 온라인 집들이가 해 준 거다.
이듬해 남기연님은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다. 두 아들은 4살, 5살. 잠시만 눈을 돌려도 집안이 엉망이 되기 일쑤였다. 다들 예쁜 인테리어는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시기였지만, 오기가 생겼다.
“기왕 이사를 했는데, 아이가 있어도 예쁜 집에 살 수 있다는 걸 온라인 집들이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집꾸미는 사람들 사이에선 오늘의집에서 집들이를 하는게 정말 뿌듯한 일이었거든요”
그렇게 도전한 집들이는 그녀의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우드톤과 내추럴한 분위기를 담은 ‘따뜻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내추럴 감성 인테리어’ 집들이에 많은 분들이 공감을 했고 응원을 보냈다.
“처음엔 마냥신기했어요. 내 글이 볼만한 가치가 있나 싶기도 했구요”
따뜻한 감성의 집은 여러 집들이를 보며 숨한모금님이 자신의 취향을 만든 결과였다.
“처음엔 유행하는 스타일로 집을 꾸몄었어요. 모노톤의 집이었는데, 열심히 꾸민 집이 예쁘긴 한데 뭔가 어디 한구석이 허전한 거 있죠. 그래서 오늘의집 스크랩북이랑, 제가 블로그에 북마크해두었던 사진들을 쭉 보는데 ‘나무’가 정말 많더라고요. “이거다!” 했죠. 그래서 집에 하나 둘 우드 소품을 더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공간, 나의 취향을 찾게 된 거 같아요.”
더 의미 있는 건 온라인 집들이를 준비하며 남편이 사준 카메라가 지금의 ‘사진찍는 숨한모금’님을 만든 계기가 됐단 거다.
“그때 집들이를 올리려고 처음으로 카메라를 사서 사진을 찍었거든요. 근데 그게 계기가 되어 카메라와 사진이 좋아졌죠. 지금은 사진 스튜디오라는 일까지 이어졌구요”
집들이를 한 후 그녀는 사진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사진 스튜디오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집을 꾸미며 오래도록 상상하던 일이라 추진력있게 스튜디오 디자인부터 설계까지 직접 진행해 올해 2월 본인의 취향이 100% 반영된 스튜디오를 열었다. 그리고 이곳의 개설 집들이도 오늘의집을 통해서 알렸다.
“온라인 집들이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몰랐는데, 집들이를 해보고 나니 집들이 자체가 제 명함이고 타이틀이 되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제 집들이를 보고 저를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니까요. 공간을 좋아하고 집을 꾸미는 사람에겐 집들이 자체가 나를 보여주는 포트폴리오가 되더라고요. 또, 저같은 경우에는 집들이를 하면서 실제로 삶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변화했잖아요. 집들이가 저의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그래서 그런지 집들이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어요.”
그녀는 집꾸미는 일, 그리고 온라인 집들이를 한 것이 자신의 인생 다음장을 열어 준 것 같다고 했다. 간호사로서 10년, 육아 10년의 시간을 보내고 지금 우드톤 가득한 사진 스튜디오를 열게 된 거다.
“저는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에너지가 진짜 크다고 생각해요. 내 취향에 맞는 집, 공간은 내 행복과도 직결되는 것 같아요. 공간에 정성을 다하면 태도가 달라지고 경험이 달라지죠. 앞으로도 집들이가 이런 공간의 중요성과 의미를 알리는 역할을 쭉 해줬으면 좋겠어요”
아직 스스로의 취향을 모르는 분이 계시다면, 저와 같은 방법을 추천 드리고 싶어요. 관심있어서 저장해 둔 인테리어 관련 사진들을 보시고 거기서 공통점을 찾으면 됩니다. 그 안에 답이 있거든요. 나무가 많다, 메탈이 많다, 패브릭이 많다 이런 특징이 보이게 되더라고요.
가끔 유행하는 인테리어를 보면 ‘내가 지금 트렌드에 안맞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자신의 취향을 확고하게 가지는게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모던 인테리어라는 유행을 따르다 내추럴 인테리어라는 취향을 찾은 저 처럼요. 결국에는 내 취향에 맞춰서 라이프스타일을 가져가야 훨씬 행복하고 더 잘 살게 되거든요. 보기에는 좋아 보여도 우리집에 어울리지 않거나, 나랑 잘 안맞는 것들도 있잖아요.
집들이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던 숨한모금님의 이야기에 이어 이번엔 첫 독립 후 자취시절 오피스텔의 라이프부터 기록해 온 유저. 이제는 남편 및 아이와 함께 하는 삶을 기록하고 계신 전보라(꾸미기보다 가꾸는삶)’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연애가 끝났다>, <낭만적 속물들> 같은 작가이시기도 한 전보라님이 오늘의집 집들이를 사랑하는 이유는 뭘까요.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두 고양이의 집사, 하지만 작가라고 불리는 걸 가장 좋아하는 전보라님. 그녀가 오늘의집과 인연을 맺은 건 처음 자취를 시작할 무렵이었다. 특이한 디자인 상품이나 문구제품을 좋아했던 그는 오늘의집 집들이를 보며 눈에 꽂힌 물건들로 꾸민 오피스텔 이야기로 첫 오늘의집 집들이를 했다.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 저는 그날을 독립의 날이라고 부르는데, 그때 그 오피스텔이 지금도 기억나요. 6-7평 쯤 되려나. 엄청 작은데 완전 숲이 보이는 뷰였거든요. 숲이다 보니 집에만 있어도 계절이 바뀌는게 다 보였어요”
그는 오피스텔의 월세가 너무 비싸 이사를 할지 말지 망설일 때 친구가 해준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친구는 “니가 이집에서 살아서 누리게 되는 것들이 비싼 월세의 가치보다 훨씬 크다. 예쁜 옷이나 좋은 가방보다 진짜 니 마음에 드는 집에 사는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저를 잘 아는 친구죠. 새로운 공간에서 일상이 행복해지면서, 월세가 오른만큼 열심히 일하게 되었어요. 나중엔 집에 걸맞게 살려고 더 열심히 살게 되더라구요. 너무 좋았던 시기였고, 진짜 제 삶을 더 사랑하게 됐어요.”
그렇게 시작된 공간에 대한 사랑은 작가 전보라의 또 다른 정체성이 됐다. 집이나 공간과 관련된 기록을 할때면 오늘의집을 가장 먼저 떠올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으로 남겨온 거다. ‘꾸미기보다 가꾸는 삶’이라는 오늘의집 닉네임도 자꾸 뭔가를 더하기 보다, 본인의 취향을 꾸준히 가꿔가는 삶을 지향하는 마음에서 정한 거라고 했다.
“집이라는 공간은 제 취향의 결정체 같은 곳이죠. 제 마음이 어지러우면 집도 어지럽고, 제가 마음에 여유가 있고 하면 집도 여유롭고 예뻐지더라고요. 집이 꼭 제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는 것 같아서 집을 통해 제 상태를 가늠하기도 해요. 사람들에게 저를 소개할 때 가장 좋은 것도 제 취향을 말하는 거죠”
그는 채광이 가득한 따뜻한 무드의 집에서 책을 쌓아두고 읽으며 아날로그 엘피를 즐겨듣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방을 하나의 스타일로 가져가기 보다 방의 주인에 어울리는 형태로 꾸미는게 좋다고 했다. 너무 확고하기보다는 조금은 ‘느슨한 취향’이 본인을 표현하는 단어 같다는 말.
전보라님은 자취 시절에 한 번, 결혼 후 한 번, 그리고 아이를 낳고 한 번 총 3번의 집들이를 오늘의집에 기록했다. 오랜 시간 온라인 집들이를 직접 써왔고, 또 수많은 집들이를 탐독자로 바라봐 온 것. 그 사이 오늘의집 커뮤니티 ‘오하우스’ 멤버로도 쭉 활동했다. 그녀는 오늘의집 집들이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는 걸 체감한다고 했다.
“처음엔 모든 집들이를 다봤어요. 그땐 정말 색깔이 확실한 집들이 많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죠. 지금은 엄청 많은 집들이가 올라오다 보니 전부다 보지는 못해요. 하지만 예전보다 유저가 따라 시도해 볼 수 있는 집들이가 많아진 것 같아요. 32평 아파트로 이사하게 됐다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리모델링했는지, 어떻게 꾸며가고 있는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됐다고 할까요”
그는 온라인 집들이의 매력으로 손안의 접근성과, 손쉬운 구매를 꼽았다. 인테리어 잡지를 보면 감탄만 하지만 오늘의집 집들이를 보면 진짜 집을 바꿀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집들이가 변화와 행동을 이끄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말.
“현실 공간에서 변화가 만드는 걸 좋아해요. 집들이가 많아진다는 건 진짜 집을 바꿔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기도 하겠죠”
온라인 집들이로 시작된 공간 기록의 경험이 습관이 될수록, 작가 전보라의 경험도 쌓여간다.
“온라인 집들이만 하는게 아니라 친구들을 불러 오프라인 집들이도 자주해요. 집의 분위기를 바꾼 후엔 친구들도 신상 카페를 방문하듯 저희집에 와서 사진찍고 가기도 하죠. 저는 또 이런 모임을 기록하고 소재로 삼구요.”
집을 꾸미고 온라인 집들이를 통해 공간에 대한 진심을 보여주는 건 작가 전보라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기도 했다. 작년까지 운영하던 책방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낫워킹맘 이라는 책도 썼다.
“예전엔 유난하게 집을 꾸미는 것이 저의 만족에 그치는 거였는데, 오늘의집이 생기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는 일이 되더라구요. 인스타그램도 성장하고 인플루언서가 되기도 하고 신기한 것 같아요. 그냥 제가 좋아서 한 것 뿐인데 삶 자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 간거죠.”
집과 취향을 가꾸며 스스로 가족 모두가 행복한 공간을 고민하게 되고, 성장했다는 그녀. 그녀는 집을 가꿔가는 것이 아이에게 ‘안목’을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가장 많이 머무는 공간이 집인 만큼 집이 어떤 공간이냐에 따라 아이의 ‘안목’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비싼 물건이 아니라 ‘좋은’ 물건을 알아보는 눈은 살아가면서 중요한 잣대가 되어주니까요. 아이 스스로 좋아하는 취향이 뭔지 알아가는 시작이 ‘집’이 되는 거죠. 밖에 나가서도 집에 있는 물건을 보고 ‘우리 집에 있는 거다’하고 알아볼 때면 아이도 은연중에 다 보고 있구나 하고 작은 뿌듯함을 느껴요. 어린 시절을 추억할 때 그 기억의 배경화면이 되는 곳이 집이니 보내는 시간 만큼이나 공간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집을 꾸민다는 건 단순히 인테리어가 아님을 상기하게 돼요.”
ORIGINAL SERIES | 집들이의 모든 것

오늘의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온라인 집들이는 어떻게 한국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 사회에 등장한 새로운 커뮤니티, 새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의 변화를 짚어 봅니다.

매월 수백만명이 오늘의집을 찾아 ‘남의집’을 수천만번 찾아봅니다. 사람들이 남의 집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유는 뭘까요. 집들이를 담당해 온 오늘의집 구성원들은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첫 손 꼽습니다.

수많은 유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온라인 집들이가 그들의 삶을 바꾼 경우가 많아요. 작게는 퇴근 후 삶이 행복해지는 것부터, 크게는 온라인 집들이를 터닝포인으로 삶이 바뀌고, 직업이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의집의 유저 두 분 ‘숨한모금님’과 ‘꾸미기보다 가꾸는삶’님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 볼까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 오늘의집 집들이도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술과 창의성을 더해 진화하는 오늘의집 집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