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없으면 우리가 만들어 가야죠” OEW

여성 개발자들은 테크기업에서 상대적으로 소수입니다. 소수이기에 겪는 어려움도 있지요. 라이프스타일 슈퍼앱 오늘의집에서도 점점 여성 엔지니어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아직은 많지 않습니다. 

오늘의집 여성개발자들은 지난해 6월 일과 삶에서 겪는 여러 고민과 생각을 나누기 위해 스스로 자발적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오늘의집 여성 엔지니어 그룹 모임 ‘O!E Women(OEW)’입니다. OEW는 향후 여성 개발자로서 훌륭한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이상적인 롤모델을 찾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5년 후 커리어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당당한 자신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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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W의 시작, 5년 후를 그리며

오늘의집은 지난 몇년간 꾸준한 성장을 보여왔습니다. 당연히 개발자 채용도 빠르게 확대됐죠. 개발자가 많아지며 자연스럽게 여성 엔지니어 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젊고 재능있는 여성 개발자가 많이 늘고 있지만 넓은 시야로 볼때 국내에 아직 구루(Guru)라 부를 만한 여성 개발자가 너무 부족합니다. OEW의 탄생도 여성 개발자들이 ‘롤모델’을 찾는게 쉽지 않아 고민하다가 시작되었습니다. 결혼과 육아 등 인생에서도 아직 여성의 부담이 크기에 여성개발자로서 일과 삶에서 여러 고민을 나눌 이들이 필요했습니다.

OEW 운영진인 진현주 엔지니어와 문지수 엔지니어는 가끔 티타임을 통해 이런 고민을 나누던 중 사내에 여성개발자 모임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회사 내 조직별로 흩어져 있는 여성 개발자들과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겁니다. 이들은 사내에 여러 채널을 통해 공개 설문으로 사내 여성 개발자 모임이 생기면 참여하실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고, 지난해 6월 대망의 여성개발자 첫 모임이 시작됐습니다.

오늘의집 여성개발자 모임에서 대화카드를 통해 이야기 주제를 정하고 나누는 모습.

‘문제를 직시해야 답이 보인다’

처음 OEW 활동에는 오늘의집 여성 개발자 20여명이 참여했었습니다. 서로를 알아기기 위해 2명씩 ‘버디(Buddy)’로 매칭해 2주에 1번씩 이야기를 나눴죠. 첫달엔 ‘팀과 개발문화’를 주제로 자신이 맡은  업무나 팀 내 소통, 사내 문화 등에 대해 서로의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진현주 엔지니어는 “버디와 함께 1:1로 만나며 지금의 커리어 패스나 향후 목표에 대해 속깊은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8월엔 새로운 버디 매칭을 통해 ‘개발자 커리어’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1년-3년-5년 후 개발자로서 자신의 모습 등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며 서로 다양한 조언을 주고 받았죠. 서로 친해진 지난해 4분기 부터는 4명씩 한조로 버디제도를 바꿔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희은 엔지니어는 “다른 팀의 여성 개발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심리적인 지지대가 되 줄 동료가 바로 주변에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했습니다.

버디활동 뿐 아니라 매달 OEW 전원이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누는 교류의 장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답게 온라인 협력 도구(구글잼보드)를 활용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고, 정기적으로 OEW의 개선방향을 찾는 회고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정세희 엔지니어는 “개발자로서 특정 분야만 계속 파고 들어도 될지 같은 현실적 고민을 나눴고, 커리어 롤모델 부족을 해결할 다양한 방법도 머리를 맞대 찾아보고 있다”며 “서로 정서적으로 교류하며 더 단단해지고 일의 만족도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죠. 

오늘의집 여성개발자모임 회원들이 오늘의집 25F 회의실에서 논의중인 모습.

더 단단한, 더 도움이 되는 진화

사실 테크 기업에서 개발자는 꼭 필요한 중요한 인재입니다. 많은 기업은 훌륭한 개발자를 채용하거나 양성하기 위해 여러 제도를 도입하고 있죠. 오늘의집도 대규모 개발자 채용을 통해 우수인재를 모시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맞춤식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도 개인이 느끼는 정서적인 고민까지 해결하긴 쉽지 않습니다. 특히 여성개발자처럼 아직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은 경우 그들을 위한 제도가 마련되긴 쉽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목소리나 니즈도 부족하구요.

OEW는 이런 상황에서 여성개발자들이 바라보는 시선으로 오늘의집이 더 갖추면 좋을 제도나 앞으로 필요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할 수 있을 겁니다.

정세희 엔지니어도 “여성 개발자는 회사에서 롤모델을 찾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고 싶어하지만 여성 개발자들이 많지 않아 동성간에만 나눌 수 있는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모임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은 팀과 회사에 전달해 더 나은 오늘의집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싶다”고 말했습니다. 

OEW는 공감대가 높은 동성의 개발자들이 서로 같은 고민과 문제에 부딪치고, 해답을 찾아가며 국내에 많지 않은 ‘단단한 여성개발자 모임’으로 자리잡아 가는 중입니다. 구성원이 모여 인상 깊은 강연이나 세미나 등을 같이 공부하고 대화하는 프로그램(오베이글) 등 새로운 시도를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고, 올해 연초엔 새해맞이 연초 오프라인 모임을 열고 올해 새 운영진을 맞이하기도 했죠. 

진현주 엔지니어는 “지금도 새롭게 오늘의집에 합류하는 많은 여성개발자들이 있고, 이들이 개발자로서 또한 여성으로서 더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OEW가 지지대가 되어주고 싶다”며 “앞으로 겪게될 업무적 고민 뿐 아니라 출산이나 육아 등 일상적 삶의 고민까지 함께 나누고 현명하게 답을 찾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