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인터뷰
가구를 직접 만드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던 소녀의 장난감은 톱밥과 나무조각이었습니다. 나무가, 그리고 가구가 가장 친근한 놀이 도구였죠. 시원하면서도 포근한 나무 냄새와 함께 자란 소녀는 전공도 산림자원학을 선택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삶에서 늘 가구가 자연스럽게 함께했죠.
‘나도 아버지처럼, 아버지를 따라 가구를 만들어보고 싶다’
시간이 흘러 기존에 하던 일을 멈추고 새로운 도전을 마음먹었을 때, 결국 답은 ‘가구’였습니다. 은퇴한 아버지도 설득해 다시금 현장으로 모셔왔죠.
대물림 가구의 시작, 딸과 아버지가 함께 만들어가는 ‘언커먼 하우스’ 입니다.
2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직접 가구를 제작하는 브랜드가 많았습니다. 지역 곳곳마다 ‘가구거리’ 또는 ‘가구단지’가 존재했죠. 말그대로 가구업계의 호황기였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이같은 목재 가구 제조사와 브랜드들은 하나 둘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리고 2020년대에 들어선 지금, 국내에서 직접 가구를 만든다는 것은 말 그대로 ‘언커먼(uncommon)’ 한 일이 되었죠.
“모두가 사라져도 우리 언커먼 하우스가 남아있으면 되지 않을까.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자체 제작소에서 직접 만들어내는 목재가구 브랜드, 그게 언커먼 하우스가 되자.”
언커먼 하우스는 국내에서 직영 제작소를 두고 있습니다. 제작 인력도 전부 국내 인력이죠. 적게는 20년, 많게는 40년 이상 가구만 만들어 온 장인 분들이 손수 가구를 만듭니다. 공정의 80% 이상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올인원 시스템이에요. 제품 디자인부터, 제작, 검수, 배송, AS까지 전부 자체 진행하고 있죠.
저희는 기성 제품을 만들어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출고하는 형태가 아닌,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제작을 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공정 자체가 슬로우메이킹이죠.
기본적으로 3-5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요. 그 시간이 저희에게는 정말 값진 시간입니다.
가구 출고 직전까지 고객과 소통하거든요.
보통 고객이 제품을 고르고 값을 치르면 구매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언커먼 하우스에서는 거기서부터가 시작입니다. 고객이 제품을 받는 순간 최고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품 제작 중간중간 끊임없이 소통하며 그들이 원하는 포인트를 조금 더 살리려고 노력하죠. 고객의 요청사항이 생기면 그 즉시 제작소에 알려서 반영합니다. 말그대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제작해 선사하는 거죠. 최종적으로 제작소 인력들이 직접 배송까지 완료하며 전체 공정을 마무리 하는데요 이렇게 함으로써 고객이 주문한 가구가 ‘실제 대물림가구로 탄생’하는 소중한 경험을 제작자와 의뢰자로서 삶속에 함께 공유하게 됩니다. 언커먼 하우스가 올인원 시스템을 고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언커먼 하우스를 관통하는 가장 큰 정체성은 ‘대물림’ 입니다. 가구를 만들던 아버지의 업을 이은 거죠. 정영은 대표님의 아버지인 정명희 고문(제작소장)님은 현재도 언커먼 하우스 제작소에서 동료 장인들과 함께 가구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사실 외국에는 대물림 브랜드가 정말 많아요. 어떤 리빙 브랜드는 7대째 이어져내려오고 있기도 하고요. 근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경우가 많지 않죠. 그래서 조심스럽게 말해보자면, 저는 저희 언커먼 하우스가 대를 계속 이어가며 헤리티지가 축적되는 진정한 대물림가구사가 되길 바라요.”
대물림 가구 브랜드 언커먼 하우스는 ‘한국형 빈티지 가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언커먼 하우스가 말하는 한국형 빈티지 가구는 흔히 생각나는 자개 가구나 자수 가구같은 고가구를 뜻하는게 아니에요. 한국형 모던 가구가 오랜 명맥을 유지하며 독자적인 빈티지 가구로 자리잡는 걸 의미합니다. 판매자 뿐만 아니라 구매자들에게도 ‘대물림 가구’가 되길 바라죠.
언커먼 하우스가 대물림 가구를 만들기 위해 중요시하는 건 바로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디자인인가?’입니다. 가구는 결국 모든 사람들이 다 쓰는 것인데, 아이가 쓴다고 해서 너무 유아틱하게 만들거나, 어르신들이 쓴다고 해서 너무 고풍스럽게 만들면 결국 그 가구는 언젠가 수명이 다하게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이도, 청년도, 중장년층, 나아가 노년층까지 모두가 다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여기에 언커먼 하우스가 준 차별화 포인트는 ‘컬러’입니다. 보통은 나무 자체만 가지고 가구를 만드는게 일반적이라 언커먼 하우스처럼 원목나무에 컬러를 접목한 곳은 없어요. 하지만 나무에 컬러가 가미되면 그렇지 않을 때와 비교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져요. 언커먼 하우스가 ‘베이비핑크’, ‘하와이안블루’, ‘올리브그린’, ‘망고옐로우’, ‘웜그레이’, ‘크림화이트’ 까지 다채로운 색을 가구에 입히는 이유입니다. 컬러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톤 자체가 지향하는 느낌을 은은하게 가구에 투영시키는거죠.
정영은 대표님은 본인이 가족과 일상을 보내며 겪은 불편함을 반영해 가구를 제작합니다. 이 부분이 언커먼 하우스 가구가 대를 이어 오래 쓸 수 있는 가구의 필수 요건 중 하나인 ‘실용성’을 갖춘 이유죠. 바쁜 하루를 보내다 보면 테이블에 자연스럽게 가방이나 장바구니같은 물건을 올려두는 경우가 많은데, 또 테이블을 사용하려면 그 물건을 치우고 원복해야 하잖아요. 이 번거로움을 없애는 방법을 고안하여 나온 것이 바로 ‘대물림 테이블’입니다. 대물림 테이블은 이중 구조로 만들어져 테이블에 수납 공간이 있어요. 쓰던 물건은 수납 공간에 편히 넣어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수납형태기 때문에 디자인적으로도 거슬리지 않죠. 가구를 사용하면서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에 언커먼한 대물림 가구가 되는 겁니다.
언커먼 하우스는 집이 보다 머물고 싶은 곳이 되도록 공간을 아름답게 채우는 물건을 선보이고 있어요. 가구 뿐만 아니라 욕실 제품, 리빙 제품도 선보이고 있죠. ‘일상 속 디자인 생활’을 주창하는 정영은 대표님이 가구 디자이너이자 동시에 국내에서 독보적인 리빙제품 디자이너로서의 행보를 걷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언커먼 필터 샤워기’입니다.
브랜드를 운영하다보면 그런 순간이 있어요. ‘와!’ 하는. 샤워기를 처음 출시했을 때 ‘와!’ 했던 것 같아요.
이정도로 반응이 오는 아이템이 있구나, 이게 하나의 유행 아이템이 되고 있구나.’ 하는게 체감됐었죠.
‘언커먼 필터 샤워기’는 오염된 필터 샤워기가 있는 욕실이 예뻐보이지 않아 시작됐고, ‘언커먼 스프링 샤워호스’는 제멋대로 꼬이고 머리카락이 끼는 호스가 불편해서 탄생한 제품들입니다. 디자인적으로 충분히 더 예뻐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익숙함에 멈춰있던 제품을 용기를 내어 새롭게 변화시킨 결과물이죠. 뿐만 아니라 컬러풀한 색감의 콘센트와 스위치커버까지. 언커먼 하우스가 선보이는 모든 것들은 생활 속 조금씩 바꿀 수 있는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찾아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제작 과정에는 하나의 소신이 있는데요. 대부분의 제품을 국내 제작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쩔 수 없는 부품 등은 해외에서 가져오기도 하지만, 외주 업체와 협업하는 생활용품군의 경우 국내 업체에 의뢰하여 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품질과 제품 경쟁력에서 타협하지 않고, 고객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기 위함이에요.
언커먼 하우스는 2021년 6월부터 오늘의집과 함께했습니다. 강희철 대표님은 오늘의집과 함께하며 ‘언커먼 하우스가 대중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오늘의집에서만 볼 수 있는 ‘사진’과 ‘집들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언커먼 하우스 제품들이 노출되는 부분이 좋았다고 밝혔습니다. 콘텐츠를 본 유저가 언커먼 하우스의 제품을 인지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매출 상승까지 이어졌으며 오늘의집뿐만 아니라 자사몰의 매출도 함께 수직상승했다고 해요.
“오늘의집에 입점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컬러 샤워기 상품 자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어요. 많은 카피 제품이 나와도, 결국에 필터샤워기 시장 자체를 선도하고 넓히게 된 계기가 되었거든요. 그 사이에서 ‘컬러필터 샤워기 오리지널 브랜드’로의 이미지를 굳건하게 할 수도 있었고요.”
언커먼 하우스는 오늘의집을 통해 자사의 욕실 및 리빙 제품 위주로만 선보이다가, 최근 들어서는 가구 품목도 입점시켜 판매하고 있습니다. 바로 ‘바이너리샵’을 통해서인데요. 강대표님은 “프리미엄 제품의 대중화라는 니즈에 맞춰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오늘의집의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언커먼 하우스는 고객을 브랜드 시작의 원년부터 ‘언커먼 프렌즈’라고 표현하며 긴밀히 소통해 왔습니다. 오랜시간 언커먼 하우스를 지켜보고, 응원하고, 구매해주는 고마운 마음을 담았죠. 언커먼 프렌즈는 언커먼 하우스가 열심히 하도록 하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제1의 원동력이자 실로 소중한 친구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누군가가 ‘너네 어떤 가구 회사가 되고 싶어?’ 하면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내 자식 또는 내 친구들이 ‘그래 그 가구 샀으면 좋겠어’ 하고 추천할 수 있는 우리나라 가구 브랜드로 언커먼 하우스가 언급되었으면 좋겠어’ 라고 답해요. 저희의 임무이자, 마지막 목표로 가져가겠다는 생각을 늘 하곤 하죠. 언제 보아도 좋은 것들이 있잖아요. 그게 저희의 브랜드이자 가구가 됐으면 해요.”
언커먼 프렌즈분들의 자녀가 어른이 되어서 가구를 구매할 때도 언커먼 하우스가 지금처럼 있었으면 좋겠다며, 대를 이어 취향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언커먼 하우스. 판매와 구매의 대물림이 이어지는 그날까지 오늘의집이 함께하며 응원하겠습니다.